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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은하는 바나나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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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초기 은하 중 일부. 바나나처럼 길쭉한 모양이다. 비라즈 판디야 박사 제공/뉴욕타임스에서 인용
천문학자들은 우주에는 2조개의 은하가 있으며 각 은하는 최대 1조개의 별들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은하들은 대체로 원형 또는 구형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과학자들은 빅뱅 이후 처음 형성된 은하들의 모양도 대체로 그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강력한 적외선 관측 능력으로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비친 태초의 은하들은 이런 통념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미 컬럼비아대가 중심이 된 국제 천문학 연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빅뱅 후 6억~60억년 시점의 4천개 은하 사진을 분석한 결과, 태초의 은하들은 지금과 같은 원반 형태의 원형이 아니라 바나나처럼 길쭉한 막대형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사전출판 논문 공유집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 논문은 곧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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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우주망원으로 본 초기 은하 중 공 모양(왼쪽 위)은 매우 드물었으며, 대다수는 바나나(왼쪽 아래)처럼 길쭉했다. 나사 제공
이번 연구는 제임스웹망원경으로 ‘확장 그로트 띠’(Extended Groth Strip) 영역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다. 확장 그로트 띠는 큰곰자리와 목동자리 사이의 작은 영역을 가리킨다. 가로 길이 70분각(1분각=60분의 1도), 폭 10분각으로 하늘을 향해 팔을 쭉 뻗었을 때 손가락 너비 정도에 해당하는 크기다. 천문학자들은 2004~2005년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이 영역에 5만개 이상의 은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연구진은 2022년 초기 우주의 진화를 연구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시어스(CEERS)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 영역을 집중적으로 촬영한 뒤 이 평면 이미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은하의 3차원 형태를 유추해냈다.

그 결과 초기 은하들이 공이나 원반 모양이었다면 때때로 둥그런 모습으로 나타나야 했으나 실제로 드러난 모양은 길쭉한 바나나 또는 서핑보드 모양이었다. 비라즈 판디야 컬럼비아대 박사후연구원은 “초기 은하들은 매우 일관되게 길쭉한 모습이었으며, 일부 은하에선 진주 목걸이처럼 나란히 늘어선 여러개의 밝은색 덩어리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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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초기 은하의 네가지 유형. 왼쪽 위의 공 모양 은하는 초기 우주에서는 드물지만 오늘날에는 가장 일반적인 구조다. 오른쪽 위의 원반은 그 다음으로 흔하며,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의 길쭉한 은하는 지금은 드물지만 초기 은하에선 50~80%를 차지한다. 나사 제공
이런 길쭉한 바나나형 은하들은 오늘날엔 드물지만, 제임스웹이 관측한 빅뱅 6억~60억년 후 시점에선 50~80%, 특히 6억년 시점에선 80%나 됐다. 바나나형 은하들은 인근의 나선은하나 타원은하보다 질량이 훨씬 작다. 연구진은 “초기 우주에서는 은하계가 성장할 시간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며 “바나나형 은하는 우리 은하와 같은 큰 은하들의 조상격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일원인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의 천문학자 조엘 프리맥은 “이번 연구는 최초의 은하가 오이 모양이었다는 허블망원경의 이전 관측에서 시사점을 얻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판디야 박사는 “허블망원경 관측에서 시사점을 얻긴 했지만 분석 결과는 놀랍고 예상 못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주에서 관측되는 은하의 기본 형태는 타원형의 둥근 은하와 우리 은하처럼 거미줄 같은 모양의 평평한 원반형 두 가지다.

연구진은 초기의 은하가 오늘날과 달리 길쭉한 모양을 띠게 된 것은 암흑물질의 영향 때문으로 추정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 물질은 물질보다 5배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과학자들도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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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은하의 두 가지 기본 구조. 왼쪽은 우리 은하를 포함하는 평평한 원반형 나선은하(왼쪽 ), 가운데는 공 모양의 타원은하(가운데 )다. 맨 오른쪽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길쭉한 바나나형 은하. 나사 제공
일반 물질의 5배인 암흑물질 영향인 듯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유력 가설에 따르면 암흑물질은 빅뱅이 남긴 아원자 입자 구름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보는 별과 은하는 일반 물질이 중력에 의해 이 구름으로 이끌려간 뒤 응축되면서 만들어진다. 반면 양성자, 중성자 등에 비해 무겁고 느리게 움직이는 ‘차가운 암흑물질’(CDM)은 우주의 거대한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아직 이 암흑물질 입자를 감지하거나 생성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차가운 암흑물질보다 훨씬 가볍고, 입자라기보다는 파동처럼 움직이는 파동암흑물질(또는 퍼지암흑물질)이 원형이 아닌 막대형 구조를 생성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은하 형성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이런 파동은 둥근 모양 대신 울퉁불퉁한 막대형 구조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퍼지암흑물질 연구자인 컬럼비아대 제레미아 오스트리커 명예교수(천체물리학)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퍼지암흑물질에 대한 전망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다른 하늘 영역으로도 관측을 확장할 계획이다. 판디야 박사는 “이를 통해 하늘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모양의 은하를 입체적으로 식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48550/arXiv.2310.15232

Galaxies Going BananasInferring the 3D Geometry of High-Redshift Galaxies with JWST-C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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