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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검사·관료 출신들 약진…기대·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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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10명 중 4명만 지자체장·지방의원 경험 '풀뿌리'
중앙당 당직자 출신 많아…관료 4명·검사 3명 약진 주목
"검사장 출신이 검찰개혁 적임?" "관료 한계 극복하려나"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오후 광주 북구지역 개표소가 마련된 북구종합체육관에서 투표함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2024.04.10.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광주·전남에서는 풀뿌리 정치인이 물러나고 검사·관료·당직자 출신들이 의석을 꿰찼다.

전문성과 인적 네트워크를 무기로 현안 해결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지역 내 이해관계 조정과 다양한 요구에 응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0분 기준 개표율은 광주 77.2%, 전남 92.57%으로, 모든 선거구에서 당선인이 확정됐다.

광주 8개 선거구와 전남 10개 선거구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당선인 18명을 직군별로 나누자면 ▲직업정치인 10명 ▲행정관료 4명 ▲검사 3명 ▲변호사 1명 등이다.

광주에서는 검사와 관료 출신 당선인들이 절반을 차지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8명 중 6명이 운동권·풀뿌리 정치인으로 채워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광주 서구을은 광주지검장·부산고검장을 지낸 양부남 당선인이, 광산갑은 광주고검장·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낸 박균택 당선인이 국회 입성을 앞두고 있다. 박 당선인은 검찰국장 재직 당시 검찰 개혁 실무 입안자로 알려져 있다.

두 당선인 모두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 내 법률위원회 공동위원장 또는 당 대표 법률 특보 등 당직을 맡으며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안도걸 동남을 당선인과 조인철 서구갑 당선인은 행정고시 출신 고위 관료 출신이다.

안 당선인은 행시 33회로 공직에 입문, 호남 출신으로는 16년 만에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기획재정부 제2차관(예산 담당)을 역임했다. 조 당선인은 행시 40회로 기획예산처와 대통령 비서실,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등을 지냈다.

나머지 4명 중 변호사 출신인 정준호 당선인(북구갑)을 제외한 3명은 직업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민형배 당선인(광산을)은 언론인 출신 재선 광산구청장을 지낸 풀뿌리 정치인으로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초선인 전진숙 당선인(북구을) 역시 기초·광역의원에 1차례씩 당선된 토종 정치인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경제일간지 기자와 대기업 임원을 거친 정진욱(동남갑) 당선인은 최근엔 민주당 중앙당 당직을 맡았다. 대선과 당 대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변인을 4차례 역임했고 지난해부터는 당 대표 정무특보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오후 광주 북구지역 개표소가 마련된 북구종합체육관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함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2024.04.10. pboxer@newsis.com

전남은 당선인 10명 중 7명은 직업 정치인이다.

이 중 4명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당직자 등으로 잔뼈가 굵거나 이재명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김원이(목포), 조계원(여수을),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 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 당선인 등이다.

'정치 9단'으로 일컬어지는 박지원 의원은 4선 의원과 문화관광부 장관·국가정보원장 등을 두루 거쳐 5선으로 재입성했다.

신정훈(나주·화순), 서삼석(영암·무안·신안) 당선인은 지방의원과 기초지자체장을 차근차근 밟아온 풀뿌리 정치인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출신 관료는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당선인 등 2명이다.

이 당선인은 행시 24회로 전남도 행정부지사까지 지냈으며 이번에 4선 고지에 올랐다. 문 당선인은 행시 38회로 광주시와 전남도, 행정안전부에서 요직을 거쳐 지난해까지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검찰 출신은 주철현(여수갑) 당선인이 유일하다. 주 당선인은 검사장 출신으로 민선 6기 여수시장을 거쳐 재선 의원 반열에 올랐다. 법조인 일색으로 채워져 다양성 결여 지적이 일었던 전남 동부권 의원 4명 중 홀로 여의도로 돌아왔다.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풀뿌리 정치인'의 빈 자리를 중앙정치 위주 경험이 많은 당직자와 검사, 행정 관료가 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선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지역 현안을 잘 아는 풀뿌리 정치인이 줄어 아쉽다고 평한다. 여의도 정치에만 밝은 당직자 출신 정치인들의 역할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도 있다.

민주당에서 '검찰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검찰개혁을 화두로 꺼낸 상황에서 지역에서만 검사장 출신 의원이 3명이나 나오자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기수'로 상징되는 상명하복 문화가 뿌리 깊은 검찰 출신 정치인들이 한때 식구였던 검찰에 대한 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한편에선 검찰 내부 조직 섭리와 병폐를 잘 아는 만큼, 원내에서 검찰 개혁 입법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반론도 있다.

중앙 부처에서 경험이 많은 관료의 경우, 지역 현안 예산 확보의 첨병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오랜 공직 생활로 몸에 벤 엘리트주의와 경직된 사고를 탈피하지 못한다면 주민들과의 스킨십·소통이 서툴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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