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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등 돌린 민심…에르도안, 튀르키예 지방선거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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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집권당 정의개발당(AXP)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30년 종신 집권' 계획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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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집권당 정의개발당(AXP)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사진)의 '30년 종신 집권' 계획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로이터=뉴스1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개표율 90% 기준 튀르키예 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지방선거가 진행된 81개 지역에서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부르사, 안틸리아 등 5대 도시를 포함해 36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국 득표율은 37%로, 집권당인 AXP(36%)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번 선거 전체 투표율은 76%로 지난해(87%)보다 저조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이스탄불에서는 현 시장인 에크엠 이마모을루가 여당 후보를 큰 격차로 제치고 승리를 선언했다. 이스탄불은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이자 경제 도시로 전체 인구 18%, 경제 33%를 차지한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정치 생활이 시작된 곳으로, 그는 1994년 이스탄불 시장으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승리한 이마모을루 시장은 "2024년 3월31일은 민주주의 침식이 끝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기 시작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제2의 도시 앙카라에서는 만수르 야바스 현 시장이 상대 후보를 무려 25%포인트 차이의 득표율로 따돌렸고,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인 이즈미르에서도 야당 CHP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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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이스탄불 시장의 지지자들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을 몰아내는 등 과거 야당에 빼앗긴 주요 도시의 통제권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 이를 통해 2033년까지 장기 집권 방침을 굳힐 계획이었다. 지난해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의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조기 대선을 치를 경우 산술적으로 2033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스탄불은 튀르키예의 축소판이다. 이스탄불에서 승리했다면 에르도안에게 자신의 임기 연장을 위한 '헌법 개정'이라는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추진력과 경제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탄불 사반치 대학의 버크 에센 교수는 "제1 야당이 여당 연정을 무너뜨려 에르도안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선거 패배를 안겨줬다"며 "1977년 총선 이후 CHP가 보여준 최고의 성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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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연간 소비자물자지수(CPI·검은색), 식품·비알코올 음료 CPI(빨간색), 근원(식품·에너지 가격 제외) CPI(파랑색) /사진=블룸버그정치 전문가들과 주요 외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선거 패배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와 이에 따른 경기침체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경기 불황으로 압박받는 튀르키예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로) 대통령을 처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고자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을 선택하는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를 고집했다. 그 결과 튀르키예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80%를 넘기도 했다. 지난해 6월부터 뒤늦게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튀르키예 물가상승률은 2월 기준 67.07%로 여전히 매우 높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민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AKP 중앙당사 앞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우리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전환점"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계속 승리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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